
크리에이터 협업 릴스의 조회수가 잘 나왔습니다. 댓글 반응도 좋고, 내부에서도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성공적인 캠페인으로 보이죠. 그런데, 성과를 정리하다 보면 이런 의문이 남습니다. 과연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은 우리 브랜드도 기억하고 있을까요?
Kantar의 The Creator Game Plan 연구 발표에 따르면, TikTok·YouTube Shorts·Instagram의 브랜드 협업 콘텐츠 15,000개 이상을 분석한 결과, 높은 플랫폼 참여도와 브랜드 상기도를 동시에 잡은 콘텐츠는 6%에 불과했습니다. 사람들이 영상에 반응했다는 사실이, 브랜드 마케팅에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릴스 및 유튜브 협업을 준비할 때 어떤 장면을 요청하고 준비해야 조회수와 브랜드가 따로 노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반응이 좋은 영상과 브랜드가 남는 영상은 다릅니다
먼저 두 가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하나는 참여도인데요. 좋아요, 댓글, 저장, 공유처럼 영상 자체에 사람들이 보인 반응을 말합니다. 다른 하나는 브랜드 구축 잠재력입니다. 영상을 본 뒤에 브랜드 이름이 기억에 남고 호감이 생겼는지를 뜻합니다.
앞서 소개한 칸타 발표에서 브랜드 구축 잠재력의 기준을 중간 수준까지 낮춰 다시 계산해도 27%만 두 조건을 함께 충족했는데요. 기준을 완화해도 열에 일곱은 반응이 좋거나 브랜드가 남거나, 둘 중 하나만 가져갔다는 뜻입니다.
칸타는 이 결과를 두고 참여도와 브랜드 효과가 서로 맞물려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고 정리했습니다. 좋아요 숫자로 브랜드 성과를 짐작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인 것이죠.
브랜딩이 영상에 분명하게 드러나게 해야 합니다
칸타의 크리에이터 시장 분석(출처: Kantar, ‘The creator gold rush: is your brand winning?’)에 따르면 브랜딩이 분명하게 드러난 경우, 브랜드 자산에 미치는 영향이 약 3분의 2가량 커졌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 표현을 풀어보겠습니다. 브랜딩이 분명하게 드러난다는 건, 영상을 끝까지 보지 않아도 어느 브랜드 이야기인지 알아챌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제품이 화면에 제대로 보이고, 브랜드 이름이 말이나 자막으로 들리고, 로고나 패키지가 알아볼 만한 크기로 등장하는 상태를 일컬어요. 반대로 제품이 배경에 잠깐 스쳐 지나가거나, 브랜드명이 영상 끝 3초에만 나온다면? 이건 드러나지 않은 쪽에 가깝습니다.
브랜드 자산은 사람들 머릿속에 쌓인 브랜드 인지도, 호감, 신뢰를 합친 개념입니다. 광고를 멈춰도 한동안 남아 매출을 받쳐주는 재산 같은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람들은 영상을 기억해도 브랜드는 잊습니다
닐슨의 분석(출처: Nielsen, ‘In emerging media, brand recall is the biggest driver of lift’)은 이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보여주는데요. 팟캐스트, 인플루언서 마케팅, 브랜디드 콘텐츠를 함께 살펴본 결과, 광고를 본 사람과 보지 않은 사람 사이에게서 생기는 인식 차이 중 38.7%가 브랜드를 기억하느냐에서 갈렸습니다.
같은 분석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보조 회상률은 79%였습니다. 보조 회상률은 브랜드 이름이나 로고를 보여주면서 “이 브랜드 영상 보신 적 있나요”라고 물었을 때 그렇다고 답한 비율입니다. 브랜디드 콘텐츠는 81%였습니다.
즉,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나 브랜디드 콘텐츠라는 포맷으로 마케팅을 진행했을 때, 브랜드가 기억에 남을 여지가 충분하다는 의미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브랜드를 기억에 남기는 콘텐츠를 기획하느냐 입니다.
사례로 보는, 브랜드 존재감을 남기는 법
칸타가 언급한 세라비(CeraVe)와 그랜드마 드로니악(Grandma Droniak)의 협업은 참고할 만한데요. 솔직한 화법으로 알려진 이 크리에이터는 데이트 준비 과정을 담은 영상에서 세라비 제품을 자기 루틴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사용했습니다. 크리에이터 특유의 콘텐츠 형식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제품이 이야기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데스페라도스(Desperados)는 다른 방식을 택했는데요. 음악, 안무, 네일아트, 패션, 스토리텔링 등 서로 다른 분야의 크리에이터 75명이 각자의 방식으로 같은 브랜드 메시지를 표현했습니다. 표현 방식은 제각각이지만 모든 콘텐츠가 하나의 메시지로 모이도록 설계한 것이었습니다.
국내 상황에 대입하면 이렇습니다. 카페 브랜드가 크리에이터 다섯 명과 협업할 때, 각자 다른 메뉴와 다른 상황을 촬영하더라도 컵을 잡는 컷, 로고가 보이는 각도, 자막에 반복되는 한 문장을 공통으로 정해두는 방식입니다. 영상 다섯 편이 서로 달라 보여도 브랜드 인식은 한 방향으로 쌓이게 하는 것이죠.
협업 브리프 템플릿: 이 항목만 채워도 달라집니다
크리에이터에게 전달하는 요청서를 브리프라고 합니다. 아래 일곱 항목을 채워 전달하면 브랜드가 남을 확률이 올라갑니다.
- 한 줄 메시지: 영상을 본 사람이 딱 하나만 기억한다면 무엇이어야 하는지 한 문장으로 적습니다.
- 제품 첫 등장 시점: 초반 구간 안에 제품이 화면에 들어오도록 요청합니다. 후반에 몰아두면 이탈 구간과 겹칩니다.
- 반드시 담길 장면: 제품을 실제로 쓰는 컷, 사용 전후가 비교되는 컷처럼 빠지면 안 되는 장면을 두세 개만 지정합니다.
- 반복 요소: 자막에 들어갈 고정 문구, 로고가 보여야 하는 각도, 패키지가 화면에 머무는 시간을 정해둡니다.
- 말투와 편집: 크리에이터에게 맡깁니다. 대본을 그대로 읽게 하지 않습니다.
- 피해야 할 표현: 경쟁사 언급, 효능 과장, 법적으로 문제되는 문구를 목록으로 정리합니다.
- 확인 방식: 편집본 확인 횟수와 수정 요청 범위를 미리 합의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다섯 번째 항목입니다. 칸타 역시 크리에이터 고유의 목소리를 살린 이야기와 문화적 적합성을 브랜드 효과의 조건으로 꼽았습니다.
한 편이 아니라 캠페인 단위로 설계하세요
칸타 분석에 따르면 하나의 채널에서 캠페인을 진행할 때 보다, 여러 채널이 함께 움직일 때 생기는 추가 효과가 브랜드 구축에 기여하는 비중은 45%까지 올라갔습니다. 릴스 한 편, 피드 한 장을 따로 관리하는 것보다 같은 메시지로 묶어 내보낼 때 효과가 더 커진다는 뜻입니다.
릴스 협업을 준비 중이시라면 조회수 목표와 함께 브랜드가 어떤 장면에서 남을지 먼저 정리해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오주연
대표 • Founder
글쓴이 소개
마케팅 에이전시 그루브플랜 대표
대기업부터 중소브랜드까지 120여개 이상 마케팅 프로젝트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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